2016년 9월 17일 일본에서 개봉한 '목소리의 형태(聲の形, A Silent Voice)'는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하고 야마다 나오코 감독이 연출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오이마 요시토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초등학교 시절 청각장애 학생 니시미야 쇼코를 괴롭혔던 이시다 쇼야가 고등학생이 되어 그녀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며 서로의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129분의 러닝타임으로 일반 애니메이션보다 긴 편이며, 학교 폭력, 장애인 차별, 자살 충동, 죄책감과 용서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습니다. 일본에서 최종 23억 엔의 수익을 올리며 2016년 일본 영화 흥행 10위, 쇼치쿠 배급작 1위를 기록했고, 한국에서는 2017년 5월 개봉하여 27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개봉 첫날 티켓피아 만족도 평가에서 94%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며,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흥행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등장인물과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 이시다 쇼야(성우: 이리노 미유)는 초등학교 시절 장난꾸러기 개구쟁이였지만, 청각장애 학생 니시미야 쇼코를 괴롭힌 주모자로 지목되어 오히려 왕따 피해자가 된 인물입니다. 그는 죄책감과 고립감으로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고, 자살까지 시도할 정도로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립니다.
니시미야 쇼코(성우: 하야미 사오리)는 청각장애를 가진 소녀로, 초등학교 시절 괴롭힘을 당했음에도 항상 웃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착하고 자기희생적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녀 역시 깊은 죄책감과 자살 충동을 안고 있습니다.
나가츠카 토모히로는 이시다가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사귄 친구로, 협박을 당하던 중 이시다의 도움을 받고 친구가 된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의 인물입니다.
우에노 나오카는 초등학교 시절 쇼코를 함께 괴롭혔지만 책임을 이시다에게 떠넘긴 인물로,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등장하여 쇼코에게 여전히 못되게 구는 복잡한 감정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니시미야 유즈루는 쇼코의 여동생으로, 언니를 지키려는 마음이 강하며 처음에는 이시다를 경계하지만 점차 마음을 엽니다.
기(起) 단계에서는 초등학교 시절 쇼코가 전학 오면서 이시다와 친구들이 호기심을 가지지만, 점차 그녀의 청각장애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보청기가 자주 고장 나자 분위기가 나빠집니다. 이시다와 친구들은 쇼코의 보청기를 빼앗고 버리는 등 괴롭히기 시작하며, 무려 170만 엔에 달하는 보청기 값이 문제가 되자 이시다는 주모자로 낙인찍힙니다.
승(承) 단계에서는 쇼코가 전학을 가고 이시다는 오히려 왕따 피해자가 되어 고립된 학창시절을 보내며, 고등학생이 된 이시다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지만 가족의 만류로 포기합니다. 그는 죽기 전에 쇼코에게 사과하기로 결심하고 수화를 배워 그녀를 찾아갑니다.
전(轉) 단계에서는 이시다가 쇼코를 만나 사과하고 둘이 조금씩 가까워지며, 나가츠카를 시작으로 친구들이 하나씩 늘어나면서 함께 놀이공원에 가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과거의 친구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복잡한 감정들이 얽히고, 쇼코는 자신 때문에 이시다가 고통받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결(結) 단계에서는 불꽃축제 날 이시다가 쇼코의 집에 갔다가 그녀가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지만 자신이 대신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집니다. 깨어난 이시다는 쇼코와 친구들과 화해하고, 학교 축제에서 마침내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게 되며 진정한 성장을 이룹니다.
관객 반응 및 평가
'목소리의 형태'는 개봉 첫날 티켓피아 만족도 평가에서 94%를 얻어 동시 개봉작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상대적으로 적은 개봉관 수에도 불구하고 첫 주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했습니다. 일본에서 최종 23억 엔의 수익을 올리며 2016년 일본 영화 흥행 10위, 쇼치쿠 배급작 1위를 기록했는데, 무거운 주제를 다룬 작품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적입니다.
한국에서는 2017년 5월 개봉하여 약 27만 6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관객들은 "교토 애니메이션의 섬세한 작화와 감정 표현이 탁월하다", "무거운 주제를 아름답게 풀어냈다", "성우들의 연기가 매우 리얼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니시미야 쇼코 역의 하야미 사오리의 청각장애인 연기가 상당히 리얼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일본 오가키시는 영화 흥행과 함께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하며, 영화 한 편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로맨스 구도에 대한 논란, 학교 폭력과 장애인 차별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만화 연재 시절부터 논란이 많았던 소재인 만큼 영화화를 계기로 이러한 논란들이 재점화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감정 조작이 심하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지만, 대체로 평단과 관객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영화에서 배우는 인문학적 학술 용어
'목소리의 형태'는 심리학과 사회학의 핵심 개념들을 학교 폭력과 장애라는 구체적 상황을 통해 전달합니다.
첫 번째로 트라우마(Trauma)는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후 남는 심리적 상처를 의미하며, 이시다와 쇼코 모두 괴롭힘으로 인한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있습니다. 이시다는 왕따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전락한 충격으로, 쇼코는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로서 각각 트라우마에 시달립니다.
두 번째로 죄책감(Guilt)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느끼는 불편한 감정으로, 이시다는 쇼코를 괴롭힌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쇼코는 자신 때문에 이시다가 고통받았다는 죄책감으로 자살을 시도합니다.
세 번째로 용서(Forgiveness)는 타인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원한을 풀어주는 과정으로, 영화는 용서가 단순히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고 자신을 용서하는 복잡한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네 번째로 소통(Communication)은 언어적, 비언어적 방법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쇼코의 청각장애는 소통의 어려움을 상징하며 이시다가 수화를 배우는 것은 진정한 소통을 위한 노력을 의미합니다.
다섯 번째로 낙인(Stigma)은 사회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게 부정적 꼬리표를 붙이는 현상으로, 쇼코는 장애인이라는 낙인을, 이시다는 왕따 가해자라는 낙인을 받아 고통받습니다.
인문학적 학술 용어의 정의와 역할
트라우마는 이시다와 쇼코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는 핵심 개념입니다. 이시다는 초등학교 때 왕따 주모자로 낙인찍힌 후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고, 영화에서 사람들의 얼굴에 X표가 그려진 것으로 표현됩니다. 이는 트라우마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대인기피를 상징합니다. 쇼코 역시 괴롭힘의 트라우마로 항상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자기 자신을 탓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죄책감은 두 주인공을 자살 시도로까지 몰아갑니다. 이시다는 쇼코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한 죄책감으로, 쇼코는 자신 때문에 이시다가 왕따를 당했다는 죄책감으로 각각 자살을 시도하며, 이는 죄책감이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용서는 영화의 핵심 주제로, 단순히 쇼코가 이시다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이시다가 자신을 용서하고, 쇼코가 자신을 용서하며, 두 사람이 서로를 용서하는 복잡한 과정을 그립니다. 영화는 용서가 쉽지 않지만 치유와 성장에 필수적임을 보여줍니다. 소통은 쇼코의 청각장애를 통해 상징적으로 다루어집니다. 이시다가 수화를 배워 쇼코와 소통하려는 노력은 진정한 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쇼코가 서툰 말로 고백하는 장면에서 이시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소통의 어려움을 상징합니다. 낙인은 이시다와 쇼코 모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쇼코는 청각장애인이라는 낙인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고, 이시다는 왕따 가해자라는 낙인 때문에 고립됩니다. 영화는 낙인이 개인의 정체성을 왜곡하고 사회적 관계를 파괴함을 보여줍니다.
시사점 및 현대사회 적용
'목소리의 형태'는 2016년 작품이지만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첫째, 학교 폭력과 괴롭힘의 심각성을 일깨웁니다. 영화는 괴롭힘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보여주며,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심각한 문제인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둘째,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문제를 다룹니다. 쇼코가 청각장애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장애인 차별 문제를 반영하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진정한 소통과 이해가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셋째,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는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넷째, 자살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시다와 쇼코 모두 자살을 시도하지만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는 과정은,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한국 사회에 특히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다섯째, 진정한 소통과 공감의 가치를 일깨웁니다. SNS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했지만 진정한 소통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대 사회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로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결론
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목소리의 형태'는 교토 애니메이션의 섬세한 작화와 오이마 요시토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학교 폭력, 장애인 차별, 죄책감, 용서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름답게 풀어낸 애니메이션 걸작입니다. 일본에서 23억 엔의 수익을 올리며 2016년 일본 영화 흥행 10위를 기록했고, 한국에서도 27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준수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트라우마, 죄책감, 용서, 소통, 낙인 같은 핵심 심리학·사회학 개념들을 구체적인 인물과 이야기를 통해 감동적으로 전달하여 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괴롭힘의 가해자였던 이시다가 오히려 피해자가 되어 고통받다가 피해자였던 쇼코를 다시 만나 서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진정한 소통과 용서를 이루는 이야기는, 단순한 가해자-피해자 이분법을 넘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하야미 사오리의 리얼한 청각장애인 연기와 교토 애니메이션의 아름다운 영상미는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괴롭힘의 심각성,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 진정한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통한 치유와 성장의 가능성을 배워야 합니다.
